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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불안의 시대 아버지 이야기 나이 예순, 내 직업은 대리운전기사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내 일은 시작됩니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호출을 기다리면서 밤거리를 서성입니다. 하루 평균 다섯 시간은 뛰거나 걸어야 하는 이 일이 이제는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 그런 나에게도 빛나는 시절은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고 가정도 꾸렸습니다. 곧 아들 둘이 태어났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행복했습니다. 성실하게 할 일만 하면 안정된 삶은 계속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평생직장이 당연하던 그 시절 미래를 의심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1997년, IMF와 함께 내 기대는 하루아침에 무너졌습니다. 가족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아무 일이나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비 오는 날 수채화 시장에서 찐빵과 만두를 만들어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어느 날,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후두둑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나기겠지 했지만, 비는 두어 시간 동안 계속 내렸고, 도무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에게는 고등학생 딸이 한 명 있었는데 미술학원에 가면서 우산을 들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아주머니는 서둘러 우산을 들고 딸의 미술학원 앞으로 갔지만, 학원에 도착한 아주머니는 들어가지 못한 채 주춤거리고 서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나오는 통에 밀가루가 덕지덕지 묻은 작업복에 낡은 슬리퍼, 심지어 앞치마까지....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 딸이 혹시나 엄마의 초라한 행색에 창피해 하진 않을까하는 생각에 아주머니는 옆 건물에서 딸이 나오길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한참..
딸의 안경이 마음 아픕니다 제발! 하고 바랐는데... 결국,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이제 다섯 살 된 딸아이가 대학병원 검진 후, 난시가 심하다는 진단을 받고 안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딸에게 난시는 저와 같은 상황이 진행될 수 있기에 두려운 뜻이기도 했습니다. 막상 안경 쓴 모습을 보니 아빠 된 마음이 저려 옵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지닌 제가 딸에게 나쁜 시력을 물려준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장애아동을 둔 부모님의 마음과 장애를 지닌 자신의 마음은 이미 알고 있는데... 내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딸의 안경을 보니 그저 마음이 먹먹하고 아려옵니다. 각자 세상의 마지막 날 깊은 어둠을 맞이하게 되지만 저는 희귀병으로 인해 어두움을 먼저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딸의 안경이 가슴 아프기만..
독수리의 날개짓 하늘의 제왕 독수리 새끼를 우연히 발견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어미 새와 둥지를 찾을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와 병아리들과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병아리들과 자란 독수리 새끼는 병아리처럼 행동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몸집이 커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날, 남자는 독수리 새끼에게 야생성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밖에 데리고 나가 높이 날려 보았습니다. 날갯짓만 할 뿐 독수리는 전혀 날지를 못했습니다. 높은 산에 올라가 날려 보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야생성이 모두 소멸했다고 생각한 남자가 산에서 내려가려던 순간, 강렬한 눈빛과 매서운 속도로 창공을 나는 독수리가 보였습니다. 그 순간, 야생성을 잃은 줄만 알았던 독수리가 힘찬 날갯짓을 하더니 하늘을 향해 날기 시작하는 것..
25주년_서태지, 잠실벌에 펼쳐진 그의 우주 (feat. 방탄소년단) [리뷰] 2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서태지의 25주년 콘서트 '롯데카드 무브 : 사운드트랙 vol.2 서태지 25'가 열렸다. 오프닝 공연에는 국카스텐 (하현우 전규호 이정길 김기범), 어반자카파 (조현아 권순일 박용인)가 참여했고, 본 공연 게스트로는 방탄소년단 (랩몬스터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 이 출연했다. 1992년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1집 '난 알아요'로 가요계의 전설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 서태지는 지난 25년간 모두 9장의 정규 앨범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또 시대를 앞서가는 음악으로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이끌었으며, 매 공연에서는 음향 조명 연출이 돋보이는 무대로 국내 공연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공연은 2015년 '콰이어트 나이트(Qu..
비워라 많이 아는 것은 귀(貴)한 것이나 그 보다 더 귀한 것은 다 털어 버리는 것이다. 많이 갖는 것은 부(富)한 것이나 그 보다 더 부한 것은 하나도 갖지 않는 것이다. 남을 이기는 것은 용기있는 것이나 그 보다 더 큰 용기는 남에게 져주는 것이다. 가득찬 그릇에는 넘쳐 버리지만 비어있는 그릇에는 담아지느리라. 넘쳐 버리는 곳에는 착오가 있으나 비어있는 곳에는 정확함이 있는 것이다. 맑은 아침에 조용히 모든 상념(想念)에서 벗어나라. 마침내 시공(時空)을 넘어서 참 자신을 만나리라. [출처 : 서암(西庵)스님] 따뜻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_ 박승용♡
80년 5월 광주의 진실 처음 알린 기록 … 소시민 시선으로 따라간 ‘택시 운전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황석영·이재의·전용호 지음, 창비 [책으로 읽는 영화] [출처 : 중앙일보 2017.09.02 01:00] 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면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를 떠올린 건 나만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많은 이들의 증언과 인터뷰, 사건일지를 중심으로 광주의 총체적인 진실을 기록한 최초의 저술이다. 85년 황석영 등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가 엄혹한 감시와 탄압을 뚫고 지하시장에 풀렸을 때, 많은 사람은 이 책이 전하는 참혹한 진실에 눈물을 흘리며 전율했다. 이 책의 생명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과 공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이 책의 개정판..
크러쉬, 서태지 '마지막축제' 리메이크 크러쉬에 의해 24년 만에 리메이크 됐다. 크러쉬의 '마지막 축제'는 장르적 변주와 크러쉬의 달콤하고 그루브 넘치는 목소리를 통해 새로 완성됐다. 원곡의 경쾌한 스윙 재즈 사운드는 크러쉬의 감성을 거쳐 보사노바 풍으로 로맨틱하고 따뜻하게 표현됐다. 서태지 컴퍼니는 "크러쉬의 '마지막 축제'는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크러쉬의 존경심이 고스란히 담겼다"면서 "동시에 크러쉬 만의 음악적 자신감이 느껴지는 곡" 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곡은 선곡 당시부터 두 달 간 다양한 후배들이 참여한 서태지 데뷔 25주년 기념 리메이크 프로젝트 '타임:트래블러 (TIME : TRAVELER)'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기획됐다. 이번 '마지막 축제' 뮤직비디오는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팀 쟈니브로스가 맡았다. 크러쉬가 직접 출연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