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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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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약속 조용한 성격의 강희(가명)는 집에만 오면 수다쟁이가 됩니다. 온종일 혼자 계셨을 아빠를 즐겁게 해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그런 강희가 고맙고 안쓰럽기만 합니다. 오래전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채우고자 매일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생겨 쓰러진 뒤 큰 수술을 받고 2년 후 또 안암이 발병하여, 한쪽 눈을 실명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니던 직장까지 잃었습니다. 손재주가 많은 강희는 그림 그리기와 피아노를 좋아합니다. 남들처럼 학원에 다니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홀로 방에서 학교에 다녀오는 딸아이를 기다리는 아빠를 위해 오늘도 강희는 학교가 끝나면 일찍 집으로 옵니다. 지금도 우리 주위에는 기본 생계비와 교육비가 부족해 마음껏 꿈..
딸의 안경이 마음 아픕니다 제발! 하고 바랐는데... 결국,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이제 다섯 살 된 딸아이가 대학병원 검진 후, 난시가 심하다는 진단을 받고 안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딸에게 난시는 저와 같은 상황이 진행될 수 있기에 두려운 뜻이기도 했습니다. 막상 안경 쓴 모습을 보니 아빠 된 마음이 저려 옵니다.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지닌 제가 딸에게 나쁜 시력을 물려준 것 같아 죄책감이 듭니다. 장애아동을 둔 부모님의 마음과 장애를 지닌 자신의 마음은 이미 알고 있는데... 내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딸의 안경을 보니 그저 마음이 먹먹하고 아려옵니다. 각자 세상의 마지막 날 깊은 어둠을 맞이하게 되지만 저는 희귀병으로 인해 어두움을 먼저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딸의 안경이 가슴 아프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