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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약속 조용한 성격의 강희(가명)는 집에만 오면 수다쟁이가 됩니다. 온종일 혼자 계셨을 아빠를 즐겁게 해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그런 강희가 고맙고 안쓰럽기만 합니다. 오래전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가 없는 빈자리를 채우고자 매일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생겨 쓰러진 뒤 큰 수술을 받고 2년 후 또 안암이 발병하여, 한쪽 눈을 실명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니던 직장까지 잃었습니다. 손재주가 많은 강희는 그림 그리기와 피아노를 좋아합니다. 남들처럼 학원에 다니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홀로 방에서 학교에 다녀오는 딸아이를 기다리는 아빠를 위해 오늘도 강희는 학교가 끝나면 일찍 집으로 옵니다. 지금도 우리 주위에는 기본 생계비와 교육비가 부족해 마음껏 꿈..
비 오는 날 수채화 시장에서 찐빵과 만두를 만들어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어느 날, 하늘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후두둑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나기겠지 했지만, 비는 두어 시간 동안 계속 내렸고, 도무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주머니에게는 고등학생 딸이 한 명 있었는데 미술학원에 가면서 우산을 들고 가지 않았다는 것이 불현듯 생각났습니다. 아주머니는 서둘러 우산을 들고 딸의 미술학원 앞으로 갔지만, 학원에 도착한 아주머니는 들어가지 못한 채 주춤거리고 서 있었습니다. 부랴부랴 나오는 통에 밀가루가 덕지덕지 묻은 작업복에 낡은 슬리퍼, 심지어 앞치마까지....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 딸이 혹시나 엄마의 초라한 행색에 창피해 하진 않을까하는 생각에 아주머니는 옆 건물에서 딸이 나오길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한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