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입맛에 과일과 채소만한 것도 없다. 그러나 시장이나 슈퍼마켓에 가서
그렇다고 무를 수도 없어서 냉장고에서 뒹굴다 버려진다. 맛있는 과일과 채소,
● 맛있는 여름 과일 고르는 매뉴얼
요즘 수박은 거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 웬만하면 당도는 괜찮다. 수박은 줄기
아래, 즉 밑동과 뿌리에 대목을 쓰는데, 대목은 박과 호박의 것이다.
호박 대목 수박은 수박이 빨리 크게 자라지만 그만큼 맛이 없다.
박 대목 수박이 맛있는데 이 수박은 느리게 자라고 크기도 대체로 작다.
문제는 수박만 보고 박 대목인지 호박 대목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험으로 크기가 작은 것이 박 대목일 확률이 높다.
수박은 크다고 맛있는 게 아니므로 적당히 작은 수박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적절한 무게는 6~8kg이다. 10~13kg의 수박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수박을 만들려면 거름을 듬뿍 주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어 가격만 비싸다.
또 큰 수박을 사다 일부 먹고 남은 것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맛이 달아난다.
호박 대목 수박 중에 호박의 성질이 올라와 조직감이
딱딱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수박은 겉면이 울퉁불퉁하다.
겉이 매끈한 수박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잘 익은 수박은 줄무늬가 선명하고 녹색은 한여름 나뭇잎처럼 짙으며 하얀 분이 일어난다.
수확과 운송 중에 이 분이 닦이지만 군데군데 손자국으로 분을 확인할 수 있다.
수박꽃이 피었을 때 수정이 안 됐거나 불량할 경우 속이 꽉 차지 않고 빈다.
이런 수박은 꽃자리(배꼽)가 큼직하므로 꽃자리가 작은 것을 골라야 한다.
수박 꼭지는 싱싱함을 확인시켜주는 기능을 하는데, 이 꼭지가 오래 붙어 있으면
이를 통해 수분과 맛이 달아난다. 수박을 샀으면 그 자리에서 꼭지를 잘라버리는 게
맛있는 수박 먹는 요령이다.
참외 수박처럼 박과 호박 대목을 쓰는데 둘의 맛 차이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수정이 잘돼 맛있는 참외는 꽃자리가 작다. 참외가 잘 익었는지 알아보려면
참외 골을 보면 된다. 노란색 사이의 흰 부분을 골이라 하는데 이 골이
하얗고 폭 들어가 있을수록 잘 익은 것이다. 수박처럼 두들겨
소리로 아는 방법이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매우 어렵다. 물에 넣어
떠오르는 부위의 골이 3개인 것이 잘 익은 것이라 알려져 있는데,
판매대 옆에 물통이 놓여 있지 않는 한 이 방법은 소용이 없다.
요즘 참외는 ‘오복’이 주종이다. 하지만 이 품종이 맛 때문에 널리 퍼진 것은 아니다.
단단해 수확 후 기계 선별을 할 때와 운송 중에 상처가 나지 않으며,
판매대에 오래 두어도 쉽게 물러지지 않아 농민과 상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오복 참외는 조직이 단단해 오히려 맛이 덜할 수 있다.
품종이란 것이 소비자의 선호도와 합치하지 않는 일이 흔한데,
요즘 참외가 그렇다. 오복은 작은 것이 더 맛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참외가 조직이 연하다. 참외는 크기에 관계없이 일정한 숙기에 이르면 당도는 같다.
싸고 맛있는 참외, ‘오복’이
요령 있는 소비자에게 주는 선물인 셈이다.
국내 포도는 대부분 비가림 재배를 해서 당도가 높은 편이다.
포도 산지가 많은데 어느 지역 포도가 맛있다고 말하기 곤란하다.
일교차가 심할수록 포도 맛은 좋아져 같은 지역이라도 산지와 평지의
일교차가 다르므로 특정 지역 브랜드를 꼽기 어렵다.
포도는 잘 익으면 하얀 분이 생긴다. 이것만 확인해도 맛있는 포도를 먹을 수 있다.
포도 중에 지베렐린(식물 호르몬의 일종) 처리를 한 것이 많다. 씨 없는 포도가 대표적이다.
지베렐린 처리를 하면 송이도 좋아 보이고 씨도 없지만 맛은 떨어진다.
아쉽게도 요즘 이 처리를 하지 않은 포도가 거의 없다.
때깔 좋고 먹기 편한 포도만 찾는 소비자의 선택이 맛없는 포도만 시장에 남게 했다.
포도 맛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크다. 국내 포도는 대부분 ‘캠벨’이다.
전체 포도 생산량의 70%가 넘는다. 특유의 달콤하면서 시큼한 향이 있다.
이 향을 영어권 국가에서는 ‘foxy’라고 표현하는데, 맥주 썩는 냄새와 비슷하다.
캠벨은 당도가 높지 않고 껍질도 두꺼워 맛있는 품종에는 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캠벨이 이 땅에 크게 번진 것은 혹한과 혹서에 강하고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많기 때문이다. 캠벨 다음으로 흔한 것이 ‘거봉’이다.
1940년대 일본에서 육종한 품종이다. 무척 달지만 향이 약하다.
이밖에 ‘델라웨어’를 많이 먹는데, 이도 달기만 할 뿐 향이 없다.
청포도 계열이 향이 좋다. 최근 ‘청수’라는 품종이 인기다.
향이 가장 좋은 포도로는 ‘머스캣’을 들 수 있다. 머스캣 향은 서양 요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향인데,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뮤스카 향이 어쩌고’ 하는
요리 설명이 있으면 머스캣 포도 향이라 여기면 된다.
머스캣은 안성 지역에서 조금씩 나온다.
자두는 30여 품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자두는 대여섯 종이다.
여름이 왔음을 알리며 시장에 처음으로 나오는 자두는 ‘대석’이다.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나온다. 짙은 빨간색에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자두다.
과육이 부드럽고 시큼하며 달다. 이 자두는 고를 때 절반은 실패한다고 봐야 한다.
신맛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맛있는 자두를 원하면 조금 참았다가 ‘포모사’를 먹어야 한다.
흔히 후무사라고도 불린다. 포모사는 7월 중순이 제철이다.
국내에서 제일 많이 나올 뿐 아니라 한국인 입맛에 가장 맞다.
손에 꽉 찰 정도로 크며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이 수채화 물감처럼 올라 있고
속은 옅은 노란색이다. 과즙이 풍부한 데도 씹는 맛이 제법 있다.
완전히 빨갛지 않고 노란색만 다 돌아도 충분히 익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포모사가 나올 때면 여자들끼리 계모임 하듯이 농장에 가서 자두를 먹는다.
현장에서 바로 따서 먹는 것만큼
맛있는 자두는 없기 때문이다.
포모사에 이어 ‘수박자두’가 나온다. 겉은 퍼런데 속은 빨간색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향은 그다지 강하지 않지만 당도는 상당하다.
시각적으로도 독특해서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8월이면 ‘피자두’가 나온다.
겉도 시뻘겋고 속고 시뻘게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과육이 단단하고 새콤한 데다 색깔도 강해 과일 샐러드에 흔히 이용된다.
또 피자두로 자두술을 담그면 고운 붉은색을 얻을 수 있다.
가을에 들어서면 추희가 나온다. 자두 중 제일 크고 당도도 높다.
과육이 단단해 자두 중에 장기 보관이 가능한 드문 품종이다.
여름 내내 다양한 품종의 자두가 나오는데 이를 확인하며,
맛을 보다 보면 여름 한철이 다 지나간다.
복숭아도 여름 내내 다양한 품종이 기간을 조금씩 달리해서 나온다.
이런 과일은 제철에 딱 맞춰 먹는 것이 가장 좋다. 7월 중순에는
‘창방조생’이 나오는데 붉은색이 진한 복숭아다.
이어서 ‘미백조생’이 나오고 7월 하순부터는 고운 미색의
‘미백도’, 8월 중순부터는 약간 붉은 ‘천중도’, 9월 초중순부터는
‘장호원황도’가 수확된다. 한 품종이 나오고 들어가는 기간은 보름 정도다.
이들 복숭아 중에 관심 두고 먹을 만한 것은 미백도와 장호원황도다.
미백도는 부드럽고 과즙이 풍부한 데다 당도도 높아 백도 중 최고로 친다.
어르신 선물용으로도 좋다. 늦여름 장호원황도는 복숭아의 왕이라 할 수 있는데
백도보다 단단하며 달고 향이 짙다.
미백도 중에 약간 빨간색이 나는 것도 있다.
빨간색이 있어야 잘 익은 복숭아라는 잘못된 인식이 번지면서
미백도에 빨간색이 나게 한 것이다. 봉지를 조금 찢어
햇볕을 받게 하면 색깔이 변하는데, 그렇다고 맛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농민들이 ‘그레이트’라고 부르는 미백도 비슷한 품종도 있다.
이 복숭아는 미백도와 달리 과육이 약간 불그스레하다.
과즙이 미백도만큼 풍부하고 당도도 뛰어나지만 향은 미백도보다 뒤진다.
노지에서 키우는 복숭아는 비 오는 날을 피해 먹는 것이 요령이다.
비 온 뒤 며칠간은 복숭아가 싱겁다. 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이 며칠간 계속된다 싶으면 복숭아가 한결 맛있다.
●맛있는 여름 채소 고르는 매뉴얼
더울 때 오이만큼 상쾌하게 해주는 채소는 드물다.
오랜 기간 한반도에서 자란 식물이므로
조금씩 다른 모양의 지방 고유 품종이 산재해 있으며,
여기에 일본에서 수입한 품종들이 있다.
피클용으로 흔히 쓰는 유럽종을 제외하면,
오이의 품종은 크게 ‘취청’과 ‘다다기’로 나뉜다.
옅은 색이 난다. 취청 중에 가시가 도드라지게
있으면 가시오이, 없으면 청장오이로 불린다.
다다기 중에서 흰색이 많으면 백다다기라 한다.
다닥다닥 많이 열린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한반도 남부 지방은 취청 계열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왜 이런 분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다기는 단맛이 있고 향이 짙은 편이다.
그 각각의 오이 맛을 즐기는 기호의 차이가 남부 지방과
수분이 많은 취청은 금방 시들어 유통업체에서
수도권 중부 지방에서 덜 먹게 된 원인일 것이다.
꺼려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름에는 가시오이가 맛있다.
수분이 많고 연해서 차갑게 뒀다 먹으면
과일 이상의 맛이 난다. 등산 갈 때나 여름날 바닷가에서
여서 익는다는 개념이 없다. 크나 작으나 그 맛이 비슷하다.
분이 있는 것이 아직 덜 자란 것인데 이게 더 연하다.
토마토는 가지에서 완숙했느냐, 따서 익혔느냐가 맛을 가른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토마토 품종은 대부분 수입종이다.
사정이 이러니 단단하고 껍질이 두꺼운 품종을 선호한다.
국내 재배 토마토 품종은 ‘도태랑’이 제일 많다.
완숙을 해도 쉬 물러지지 않는다.
토마토는 붉은색으로 익은 뒤 급속도로
물러지는데 도태랑은 이를 극복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도태랑도 완숙을 하지 않고
이 토마토가 소비자의 눈에 띄기 시작하는 것은 2~3일 후인데,
이렇게 덜 익은 토마토를 따는 것은 선별 기계를 돌렸을 때
똑같은 도태랑인데 일본에서 맛본 맛있는
토마토를 한국에서는 먹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었는데 꼭지가 싱싱하면
대체로 완숙 토마토일 확률이 높다.
시골길에 토마토를 내다놓고 파는 농가에서 사는 것도 요령이다.
일일이 손으로 포장해야 하므로
소규모 농장일수록 완숙이 많다.
풋옥수수는 7월부터 시작해 여름 내내 나온다.
쪄서 먹는 옥수수를 풋옥수수라고 한다.
아직 덜 익은 옥수수란 뜻이다. 다 익은 옥수수는 알맹이가
경상북도에서는 단옥수수와 초당옥수수를,
설탕을 친 듯 달콤하고 씹을 때
알갱이가 쉬 뭉개지는 것이 단옥수수와 초당옥수수이고,
씹을 때 자루에서 알갱이 모양 그대로
쏙쏙 빠지는 것이 찰옥수수다.
개인의 기호 차이가 있겠지만,
여름 옥수수 하면 강원도의 찰옥수수가 대세다.
찰옥수수는 대체로 홍천의 옥수수시험장에서
육성한 품종이 강원도 전체 농가에 보급돼 거의 동일하다.
풋옥수수는 되도록 생으로 사지 않는 게 좋다.
즉 단맛이 사라지고 단단해지며 향도 사라진다.
여름철이면 강원도 국도변에 농민이 운영하는 풋옥수수
냉동 보관했다가 먹기 전에 데우면
갓 찐 옥수수 맛과 같다.
[출처:여성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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